한글자 리뷰,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한글자 리뷰
정철 지음
서점에서 이 책을 봤을 때,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글자가 별로 없었다. 그때 참 이상하게도 '아버지'에 관한 파트가 펴졌는데, 최근 내 심정을 쓴 마냥 표현되어 있었다. 안 살 수가 없었다. '불법 사전'으로 카피라이터 정철의 모습을 한번 보았었다. 워낙 글을 젊게 쓰신다는 느낌을 받아서 내 또래인 줄 알았다. 기껏해야 30대 초반? 이렇게 느꼈다. 포털사이트에 나이는 나와잇지 않으셨으나 내 착각이었다(죄송합니다ㅋㅋㅋㅋ).
한글자. 제목 그대로 한글자를 주제로 하여 정철 작가님의 생각을 볼 수 있다. 짧지만 강력하다. 촌철살인 다른 의미로는 언어도단이 떠올랐을 정도로 짧지만 강력하다. 책 뒤편에서도 소개하듯이 느려터지게 읽어란 가이드다. 정말 느릴 하게 읽었을 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는데, 지금 와서 빨리 읽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목차는 있으나 '이 단어에서 이런 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르를 불문하고 이야기를 보여주며,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독자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소재를 알아챈 독자에게 격려도 하며, 마지막은 끝이라 것이라 예상하는 독자들에게 '끝'으로 작은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톱은 단칼에 나무를 자르지 않는다
수십 개의 톱니로 수십 번 왕복하여 나무 하나를 겨우 토막낸다
그래야 나무의 자존심이 상처받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의 자존심을 잘라야 한다면 칼이 아니라 톱이 되어야 한다.
- 124, 톱
'톱'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하고,'3'으로 창의성을 보여주고, '회'로 당연한 것이지만 까먹는 사실을 대중에게 깊게 상기시킨다. 정철 작가님의 생각이란 시트 그리고 기발함이 장식된, 이런 맛있는 케이크는 맛보기 힘들다. 느림이란 우유까지 곁들이면 최고의 만찬이 된다. 책을 읽으면 애늙은이 취급을 하곤 한다. 허나 젊은 생각을 유지하고 발전시킴에 이 '한글자'는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아직까지 이팔청춘인 정철 작가님처럼.